🌸 오늘의 LP 리뷰 - かぐや姫 The Kaguyahime Forever 💿
요즘은 시간이 멈춘 듯한 음악이 끌릴 때가 많습니다.
동묘의 작은 LP 샵에서 사장님이 조심스레 추천해주신 이 앨범,
かぐや姫 (Kaguyahime)의 『The Kaguyahime Forever』 는 그런 의미에서 정말 특별했습니다.
앨범 자켓도 세월의 흔적이 가득했고, 음반 상태도 낡았지만, 오히려 그 모든 것이 더 기대감을 안겨주었습니다.
사장님 말로는 *“일본에서는 교과서에도 실릴 정도로 중요한 앨범이에요.”*라는 이야기까지 덧붙여주셨죠.
💿 앨범 정보 및 구성
『The Kaguyahime Forever』는 1975년에 발매된 2LP 구성의 베스트 앨범으로,
그룹 해체를 앞두고 그들의 대표곡들을 집대성한 작품입니다.
26곡이 수록되어 있으며, 당시 오리콘 차트에서 무려 186주 동안 상위권을 유지할 만큼 대중적인 성공도 거두었습니다.
한 곡 한 곡이 그 시절 일본 청춘의 일상과 감정을 고스란히 담고 있어,
단순한 앨범이라기보다는 하나의 문화적 기록물처럼 느껴집니다.
🎧 트랙 리뷰 (선별 수록곡)
- 神田川 (Kandagawa)
Kaguyahime의 대표곡으로, 동거하던 연인의 일상을 소박하게 그려낸 곡입니다. 따뜻하고도 쓸쓸한 멜로디에 얹힌 노랫말이 잊고 있던 감정을 다시 끌어올립니다. 이 곡은 오늘 영상으로도 함께 소개해드릴 예정입니다. - 赤ちょうちん (Aka Chōchin)
붉은 등불 아래 함께 걷던 기억, 싸움과 화해의 순간들. 마치 오래된 일본 골목을 걷는 듯한 이미지가 떠오르는 곡입니다. 가사와 멜로디가 너무도 정겹습니다. - 22才の別れ (22살의 이별)
아직 모든 것이 서툴렀던 나이, 스물두 살의 이별을 담담히 그려낸 명곡. 이세 쇼조 특유의 감성적인 창법이 돋보이며, 한 구절 한 구절이 오래도록 마음에 남습니다. - 妹 (Imōto)
누군가를 보살피고픈 따뜻한 감정을 노래한 곡입니다. 가족, 혹은 연인을 향한 애틋함이 느껴지는 트랙으로, 조용히 귓가를 간지럽히는 듯한 감동이 있습니다. - なごり雪 (Nagori Yuki)
원래는 *イルカ(Iruka)*가 부른 곡으로 유명하지만, Kaguyahime의 버전 역시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 겨울의 끝자락, 마지막 눈이 내리던 날의 기억이 몽글몽글 떠오르는 곡입니다.
🎥 오늘의 영상 – 神田川 (Kandagawa)
이번 영상에는 神田川를 턴테이블에 올려 직접 재생하는 장면을 담았습니다.
자그마한 기숙사방, 함께 쓰던 빨간 바래진 수건, 그리고 아슬아슬했던 젊은 날의 사랑.
그 모든 것이 이 곡 한 편에 담겨 있는 듯합니다.
LP 특유의 따뜻한 질감으로 재생될 때, 그 감정은 훨씬 더 깊이 다가옵니다.
영상에서는 톤이 따뜻한 조명을 사용해 LP 특유의 분위기를 살렸으며, 앨범 자켓 장면도 함께 담았습니다.
아날로그의 감성, 그리고 70년대 일본 포크의 정수가 이 한 장면에 녹아있기를 바랍니다.
『The Kaguyahime Forever』는 단순한 포크 앨범이 아닙니다.
그 시절 일본의 한 청춘 세대가 겪은 사랑, 갈등, 꿈과 현실을 고스란히 담아낸 시대의 거울 같은 작품입니다.
오래된 LP 한 장에서 이렇게 깊은 울림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입니다.
감미로운 멜로디, 세월을 견딘 가사, 그리고 감정이 묻어나는 보컬.
이 모든 것이 지금 이 순간에도 유효합니다.